그룹/스와핑야설

슈퍼맨 - 60부 이덕화별장

노동현 0 1,641 2017.08.13 01:40

-60부-

“누님, 저예요. 나 왔어요.”

“어...... 그래, 동생...... 잠깐만......”

강주는 마리코와 함께 호텔에 머물던 중 민희가 마리코를 데리고 언니의 아파트로 오라는 말에 할 수 없이 마리코를 대동하고 수원으로 건너온다.
경희의 아파트 안에는 민희 뿐 아니라 송희까지 건너 와 있어 강주를 몹시 당혹케 한다.

“어! 송희야...... 언제 왔...... 어?”

송희는 잔뜩 토라진 얼굴로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지만 이내 민희가 송희를 흔들어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큰언니 경희는 마리코에게 소파로 자리를 안내하고 강주는 천천히 송희에게 다가가 어깨를 안아주지만 역시나 송희는 원망스러운 듯 강주의 가슴을 치며 피해 버린다.

“뭐예요? 그런 일을 겪으면서 말 한 마디 없이...... 게다가 여자는 왜 또 그렇게 많고...... 언니들까지......”

“내가 다 얘기해 줬어.”

민희가 나서며 둘을 자리로 앉힌다. 세 자매는 진작 격랑을 치렀는지 이미 눈자위가 붉게 충혈 되어있어 마음의 준비 없이 온 강주를 몹시 난처하게 하고 당황하는 강주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려는 듯 민희가 입을 열어 간다.

“뭐...... 솔직히 자기를 따르는 여자가 하나 둘도 아니고...... 이제는 저기, 마리코상도 있는데 정식 결혼은 송희랑 했으면 좋겠어서...... 정말 자기 남 주기 아까워서 그래...... 송희는 나하곤 피를 나눈 자매니까...... 어차피 자기도 송희하고 결혼하려고 그랬잖아?...... 그래서 송희한테 사실대로 다 말해줬어. 송희가 알아서 결정하라고......”

“그래, 송희야. 제부 같은 남자 없어.”

큰 언니 경희가 민희의 말을 돕다가 다시 강주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아니, 이미 송희는 언니들 말을 듣겠다고 했으니까 동생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알았지?”

이런 경우,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니 송희의 눈치만 살피게 되는 모양이다.

“허...... 참, 그래도 송희가 직접 자기 생각을 말해 줘야지요. 저도 송희와 결혼을 할 생각이긴 하지만, 송희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송희는 언니들과 강주의 대화를 듣기만 하다가 슬쩍 고개를 들어 마리코를 바라보곤 말을 받는다.

“그래요. 처음엔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오빠가 짐승처럼 보이기도 했고...... 하지만...... 작은 형부 얘기는 더 끔찍했어요. 작은 언니한테 오빠에게 생겼던 일도 다 얘기 들었어요. 작은 언니를 구해준 것만 해도 정말 오빠한테 고마워요. 하지만 큰 언니까지 저러니...... 난 무서워요. 큰 형부라도 아는 날엔 어떻게 해요?......”

“우리가 바보니? 이젠 너도 가슴을 열고 언니들을 이해해 주니까 언니가 집으로 오면 되는 걸......”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마. 언니가 알아서 잘 할 테니까......”

“그럼 저 일본 여자는 어떻게 할 건데요?”

그 때까지 말을 듣고만 있던 마리코가 소파 밑으로 내려앉으며 대화에 들어온다.

“어머! 저 일본 여자 아니에요. 호호호......”

“어머! 한국말을 하시네요? 아유, 죄송해요.”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저도 강주씨 사랑하지만 제 기반은 일본에 있어요. 제 문제는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일본에 친척이 있으면 좋잖아요? 모두 휴가 때 놀러 올 수도 있고...... 호호호......”

오히려 마리코가 여유있는 자세로 배려를 한다.
세 자매가 뜬금없이 이런 자리를 만든 것은 아마도 민희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세파에 시달려 닳을 대로 닳은 민희가 막강한 권세를 등에 업고 있는 마리코의 출현으로 내심 긴장하고 있다가 자칫 잘못하면 영영 마리코에게 강주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여 강주가 일본으로 건너가 버린다면 자신도 물론이지만 그간 미안한 마음으로 숨기기만 했던 동생에게까지 차마 못할 일이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을 했을 테니 세 자매가 그 사연만 들어도 눈시울을 붉혔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어쨌거나 강주의 인생에 있어 제일 큰 난제가 생각도 않은 기회에 해소가 되어 버린다.

“그래, 송희가 이해 해 주니까 무엇보다도 제일 고맙다. 내가 다른 여자들이 있다고 해서 송희에 대한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은 결코 아니야. 송희에 대한 사랑은 변함없이 그대로야.”

“알았어요. 그 대신 이제 앞으로는 여자 더 만들기 없어요. 언니들도 울리지 말고...... 그럼 정말 확 죽어 버릴 거야.”

“참...... 공갈 협박은 집안 내력이라니까...... 그래, 그건 약속할게. 그리고 마리코하고도 계속 의논을 했는데 결국 이혼을 하고 당분간은 한국으로 건너와 있을 거야. 계속 호텔에 있을 수도 없으니까 민희가 우선 함께 지내라.”

“어머! 왜?......”

“으응, 의부님이 결국 내 피로 후계구도를 세우겠다고 하시니까 마리코가 그렇게 결심했어. 태어날 아기한테 혼란을 주기 싫다고......”

아기라는 소리를 듣자 송희에게서 표독스런 기운이 흐른다.

“그러면 또 다른 여자에게서 아기를 갖겠다는 거예요?”

“아, 아니야...... 마리코는 일본 국적이니까 송희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흥분하지 마. 허허......”

“치...... 한국에서는 안돼요. 오빠는 나 이외에는 아무 데서도 아기 못 낳아.”

“어머! 얘 좀 봐...... 결혼도 안 한 아가씨가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호호호......”

“날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다 언니들 때문 아니야?”

“하하하...... 그래, 알았다. 자...... 그럼 일단 일본에 들어갔다가 정리되는 대로 나올 테니까 그렇게들 알고 있어요.”

“오빠, 그럼 바로 들어갈 거예요?”

“음...... 주변에 몇 사람 더 데리고 의부님 귀국할 때 같이 들어갈까 싶어서...... 어차피 의부님도 나를 보려고 일부러 나오셨다고 하시던데...... 갔다 와서 연락해 줄게.”

“얼마나 있을 건데?......”

“글쎄다?..... 한 이 개월 정도?......”

“미쳤어...... 나쁜 놈, 아주 이민을 가지?...... 오빠, 너 이리 와 봐.”

송희는 강주를 데리고 아파트를 빠져 나가고 경희와 민희는 무언가 짐작되는 일이 있는지 입을 가리며 웃는다. 영문을 모르는 마리코에게 설명을 해주며 세 여자는 주방으로 향한다.

공항에 나온 강주는 전화를 들어 고의원에게 연락을 한다. 곁으로는 다카하시 회장을 수행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하고 마리코는 아빠와 함께 경치를 돌아보는 모습이다.

“네, 저 최강주입니다.”

“네, 네...... 고영준입니다.”

“아! 네...... 일전에 말씀 드린 대로 추진을 좀 해 주시고...... 저는 지금 의부님하고 일본에 넘어가는 중입니다. 그 사이에 영진 회장에게 귀띔을 좀 하셔서 앞으로는 적대적 감정으로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처를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야를 넓게 보니 결국 좁은 땅에서 우리끼리 싸움인데 제가 이미 대적할 범위를 넘어섰으니까 그만 포기하라고 알아듣도록 설명을 좀 해 주십시오.”

“아, 아...... 네...... 그럼 건설은 포기하실 생각이십니까?”

“결국 그 집도 제 처가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이제 그만 할 생각입니다.”

“하하...... 네, 알았습니다. 그 점은 염려 마시고 잘 다녀오십시오. 영진유통 인수인계도 제가 관여해서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고의원님만 믿고 다녀오겠습니다. 가급적 영진유통은 감정가가 적게 나오도록 해 주십시오. 제가 따로 인사는 할 테니까......”

“아이고, 인사라니요. 아무 신경 쓰지 말고 다녀오십시오. 이미 오십억 정도에 예상답안이 나와 있습니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그로부터 약 이 개월 후 강주가 인천에 나타나 모습을 보이고 공항에는 인호가 차를 대기한 채 강주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덧 한 겨울로 접어들어 귓가를 에이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사님, 여기입니다. 형수님도 어서 오십시오.”

“응, 그래...... 잘 있었지? 아...... 춥다.”

“삼촌, 잘 있었어요?”

“하하...... 네, 어서 타십시오. 어디부터 가시겠습니까?”

“음...... 가까운데 유통부터 가자.”

유통에 도착해 마리코는 차에 앉아 기다리고 강주 혼자 차에서 내린다. 계단을 오르기 전 강주를 발견한 점장이 뛰어나오며 강주를 맞아들인다.

“아! 이사님...... 어서 오십시오.”

“아...... 점장님. 그래,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네...... 제가 미처 이사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감사 인사라니요?”

“혜숙이 말씀입니다. 지금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이사님 말씀을 하더군요.”

“아! 그래요? 하하...... 나한테는 전화로 죽일 놈 살릴 놈 하고 욕을 해 대더니 결국 자기 사랑 찾아 갔으니 다행이지 뭡니까? 정말 잘 됐어요.”

“저...... 하지만 아직 완전히 화가 풀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제든지 이사님은 자유롭게 만난다는 조건으로 동거부터 시작하자고 해서......”

“음...... 그래요? 거 참...... 그래, 점장님 생각은 어때요?”

“네?...... 아! 네...... 저야 뭐, 무슨 말을 할 입장도 아니고......”

“하하...... 걱정 말아요. 잘 알다시피 나도 이미 혜숙이랑 살을 섞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구속할 생각은 없어요. 혜숙이가 하고 싶다는 대로 해 줄 겁니다. 가능하다면 점장님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점장님이 예전처럼 바보 같은 짓을 하면 혜숙이는 내가 말려도 다시 제 발로 내게 오게 될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아, 네......”

“혜숙이가 원하면 나...... 지금이라도 호텔로 불러낼 겁니다. 혜숙이가 내 생각나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 주세요. 그럼 되는 겁니다. 내 배우자라고 해서 항상 내 맘대로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 시간으로 동반자가 아니라 노예가 되는 거고 노예는 항상 도망칠 기회만 엿보게 되는 겁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아무쪼록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래요, 행복하게 잘 살아요. 내가 혜숙이에게 고맙다고 하더라고 전해 주세요. 아니......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회사는 이제 완전히 영진그룹과는 경영이 분리가 되었고 전소장이 새로운 사장으로 부임해 그 기반을 닦아가게 되었다. 총무부 김과장이나 영업과장은 예전 회사의 고참이 사장으로 부임하게 되니 자신들에게도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 더욱 신바람이 난 듯 보이고 그에 따라 회사는 예전보다 더욱 활기차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아! 이사님......”

“반갑습니다. 여러분......”

“어머! 어서 오세요. 이사님......”

강주를 모르는 사원들이 없는 터이니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서 강주를 맞이한다.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이제 사주가 바뀌어 단순히 영진그룹의 이사일 뿐 영진유통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 강주를 바라보는 시선들에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강주와 함께 하는 동안 받은 배려들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니 여기서도 알게 모르게 쌓아 온 인덕이 적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사장님 좀 뵐까요?”

“네, 이사님. 이리 오세요.”

역시나 총무부 김과장이 제일 반겨 준다. 앞서 사장실로 안내를 하고 들어서는 강주를 보고 새로운 전사장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니, 이게 누구야? 부임하는 날에도 안 나타나더니...... 어서 와라.”

“하하...... 애를 많이 쓰시죠? 제가 정리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도 많이 어수선 할 겁니다. 그간 오사카에 좀 다녀왔습니다.”

“아! 그...... 의부님이 계시다는 곳 말인가?”

“네...... 결국 마리코가 이혼을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그럼 이제는?......”

“일단 호텔에 여장을 풀어두고 조만간에 아파트라도 한 칸 얻어줘야지요.”

“자네 의부가 그렇게 되면 많이 외로울 텐데 결국 자네까지 일본으로 들어오라고 하지 않을까?”

“하하...... 그렇긴 한데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노인네 지금도 기운이 넘쳐서 사방팔방 관여 안 하는 일이 없어요. 저도 이번에 건너가서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의부님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막상 가보니까 이 양반 주변에 적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게 생겼더군요.”

“아! 그 정도야?”

“네, 하하...... 그간 덕을 많이 쌓아서 그런지 아직도 향후 몇 십 년은 영향력 행사하고 사실 분이니까 자주 왕래나 하면서 지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자네는 이제 어쩔 셈인가?”

“의부님은 일본으로 건너와서 관서 지방에 유통을 한 번 일으켜 보라고 하긴 하시는데 아직은 이쪽 일이 마무리 되지 않은 일도 있고 해서...... 저야 우선 용돈은 여기하고 영진, 의왕, 수원매장에서 꾸준히 나오니까 지금 하고 있는 복지관 설립이나 먼저 마무리 짓고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아! 거기는 그 인호라는 친구 동생들이 맡아서 한다고 했지?”

“네, 이사장은 결국 제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거기도 제가 직접 관여는 안 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생기는 수익의 일부가 그곳으로 가게 되어 있으니까 알아서들 잘 할 겁니다.”

“그...... 박부장이라는 친구는?”

“아! 아직 일본에 그냥 있습니다. 이번에 조직도 경영 노하우를 좀 배우라고 아직 일본에 두고 왔습니다. 아마 의부님 밑에서 고생 좀 하고 있을 겁니다. 이유 없이 놀면서 사람들 등치는 거 굉장히 싫어하시거든요. 하하하......”

“큭...... 그 친구, 임자 제대로 만났구먼......”

“아마 이번에 나오면 의부님이 뭐라도 하나 기반을 닦아서 자리를 잡아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여기저기 술집에 기생하지 않아도 아이들 꾸려 갈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그 분야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필요악 정도로 알고는 계신 분이니까...... 내가 싫어도 다른 이들이 도발해오지 못할 정도는 견제세력으로 갖춰야 하는 일이니까요.”

“음...... 그렇겠지. 아무튼 최강주 다운 일이야. 이제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 자네 덕에 나도 물론이고 여러 사람이 겨울을 따듯하게 나게 되어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자, 그럼 저는 이만 일어서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

“그래, 어디로 갈 거야? 호텔로?......”

“아니요. 의왕에 들러서 오늘은 대치동으로 갈 겁니다. 거기도 회장 딸이 혼자서 저만 기다리고 있다는데...... 구치소에서 나온 뒤 아직 한 번도 못 봤거든요.”

“음...... 그렇지. 그 처자도 아픔이 많을 텐데...... 잘 다독거려서 살아.”

“네, 그래야지요. 회장에게도 제가 일본에 가 있는 동안 고의원을 통해서 저에 대한 얘기를 해 주라고 했습니다.”

“아!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하하...... 이 회사 일은 숨기고 저에 대한 영향력만 말 해 주라고 했으니까 앞으로 더 이상 애를 먹이지는 않을 겁니다. 그저 사업 파트너 정도로만 지내야지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는 강주를 직원들이 배웅을 하고 강주는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 차에 오르며 여전히 대기를 하고 있는 인호에게 지시한다.

“가자.”

그간 졸작에 성원해 주시며 보시느라고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푸른별밤입니다. ^^

돌아보니 다소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작년 연말 시점에 올려드렸던 글을 가감없이 그대로 올려 드렸습니다.

더러는 슈퍼맨 리턴즈(?)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아쉬운대로 문을 닫을까 합니다.

다시 한 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꾸부닥......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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